친정엄마와의 관계,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자꾸 상처받는 딸들에게
친정엄마와의 관계는 참 이상합니다.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인데도,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엄마이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고, 딸이기 때문에 더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 마음이 서로 엇갈릴 때는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두려워집니다.
저 역시 친정엄마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동안 엄마를 자주 보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너무 지쳤고, 가까이 있을수록 상처받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에 더 아팠고, 딸이기에 참고 또 참았던 마음이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랐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엄마가 살던 집을 팔고, 올해 3월 우리 집 가까운 곳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가까워졌으니 이제 매일 찾아뵈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엄마를 보면 반갑기도 하지만, 과거의 상처가 다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엄마를 찾아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깨달았습니다. 내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도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한동안 거리를 두고 지내서일까요? 요즘 엄마는 예전보다 조금 조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생각하는 것 같고, 저 역시 예전처럼 모든 것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가까이 다가가되,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않습니다.
아마 친정엄마와의 갈등을 겪는 딸들이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있는데도 나이가 드신 엄마를 외면할 수 없어 마음 아파하는 딸들, 잘해드리고 싶지만 함께 있으면 힘들어지는 딸들, 죄책감과 원망 사이에서 매일 흔들리는 딸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관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저는 꼭 매일 만나야만 효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거리도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서로 상처를 주는 것보다, 조금 떨어져 서로를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할 때도 있습니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내가 힘들다면 잠시 쉬어도 됩니다. 엄마에게 잘하고 싶지만 내 마음이 무너진다면 나부터 돌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엄마에게 다가갈 힘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엄마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얼굴을 뵙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조금씩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예전의 모든 상처가 한순간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엄마와 나 사이에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여러분도 친정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사랑하지만 상처받고, 미워하고 싶지만 걱정되는 그 마음을 혼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때로는 거리를 두는 것이 포기가 아니라 회복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도, 서로에게 조금씩 조심스럽게 다가가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압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것과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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