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레드를 보다 보면 이혼을 고민하는 젊은 부부들의 글이 참 많이 보입니다. 읽다 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답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시골의 말단 공무원이던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권사님이셨고 "술, 담배 안 하는 사위를 얻었다."며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남편은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고 부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깨진 물건을 다시 새것으로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어느 날은 저도 함께 물건을 부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뒤로는 물건을 부수는 버릇이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욕설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저도 같이 욕을 하면 속은 시원했을지 모르지만, 제 입까지 더러워지는 것 같아 그러지 못했습니다. 대신 일기장에 제 마음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제 일기장을 몰래 읽었습니다.
"뒤에서 쓰지 말고 내 앞에서 하라."
그 말을 듣고도 한동안 참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담가 두었던 포도주를 한 잔 마시고, '오늘은 정말 죽기 살기로 내 마음을 말해 보자.'는 각오를 했습니다.
욕을 하면 저도 참지 않고 제 생각을 끝까지 이야기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부터는 욕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남편의 외도로 몇 년 동안 싸웠고 결국 법원까지 갔습니다.
판사님은 판결문을 각각 한 장씩 주며 "3개월 안에 둘 중 한 사람이 신고하면 이혼이 성립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체면이 있으니 내가 신고할게."
그리고 서류를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날부터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상하게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언젠가 크게 성공할 것 같다. 훗날 인터뷰를 하게 되면 부모가 이혼했다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저는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3개월이 지나 서류는 효력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오히려 남편의 내연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마치 제가 잘못한 사람인 것처럼 따지고 화를 내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쉽지 않은 세월이 이어졌습니다.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았고, 아이들을 키우며 하루하루 버텼습니다.
세월은 참 신기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세계를 오가며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자녀를 정말 잘 키웠다."는 말을 해 주십니다.
남편도 공무원에서 퇴직한 뒤 교회에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고 장로가 되어 봉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65세가 된 지금 돌아보면 저는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참고 살아라."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세상에는 절대 참아서는 안 되는 폭력과 학대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무엇보다 자신을 먼저 지키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남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가장 먼저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앙이 있는 분이라면 모든 짐을 하나님께 맡겨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사람을 바꾸기보다 먼저 제 마음에 평안을 주세요. 죽이든 살리든 하나님 뜻대로 하시고, 제 마음만 붙잡아 주세요."
이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면서 신기하게도 제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고, 싸움도 이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결혼도, 이혼도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누구의 말 한마디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다만 오늘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제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눈물이 평생의 눈물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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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고민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65세 아내가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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