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하루쯤 굶어도 될까? 고양이와 강아지가 아플 때 밥을 거르는 이유
고양이 8마리와 강아지 3마리, 무려 11마리의 동물과 함께 살다 보면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동물들의 행동을 참 많이 관찰하게 됩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동물을 키우면서 한 가지 신기한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평소 잘 놀고 잘 먹던 고양이나 강아지가 갑자기 아프면 구석진 곳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밥도 먹지 않고 물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 물을 마시고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평소처럼 뛰어다니고 잘 놉니다.
물론 급성으로 심하게 아파 축 처져 있거나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진 아이는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갑니다. 하지만 숨어서 쉬고 밥을 먹지 않는 정도라면 조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도 아프면 스스로 굶으면서 몸을 회복하는 것 같은데, 사람도 아플 때 하루 정도 굶으면 몸이 좋아지지 않을까?”
동물은 아프면 왜 숨어서 굶을까?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는 행동을 합니다. 야생에서 아픈 동물은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숨기고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질병이나 통증이 있을 때 나타나는 흔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굶으면 병이 낫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동물이 먹지 않는 것은 몸이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단식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질병 때문에 식욕이 떨어진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는 오랫동안 먹지 않으면 지방간(간지질증) 같은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아프니까 알아서 굶겠지” 하고 오래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사람도 아플 때 굶어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무조건 굶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감기나 과식처럼 속이 불편할 때 잠시 식사량을 줄이고 몸을 쉬게 하는 것은 괜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과 전해질 섭취까지 줄여버리는 것은 오히려 탈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열이 나거나 설사·구토가 있거나 고령자, 당뇨병 환자,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임의로 금식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 중요한 것은 ‘굶는 것’보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영양, 그리고 휴식입니다.
아플 때는 음식보다 물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몸이 좋지 않을 때 입맛이 없다고 억지로 평소처럼 많이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죽이나 바나나, 감자, 계란처럼 소화하기 편한 음식을 조금씩 먹어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정도 식사를 제대로 못 했다고 해서 건강한 성인에게 반드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굶는 것을 치료법처럼 생각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리 몸에는 이미 간과 신장, 면역체계 등 스스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훌륭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동물에게 배울 것은 ‘굶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
오랫동안 동물을 키우면서 저는 오히려 이것을 배웠습니다.
아프면 무조건 참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곳에서 몸을 쉬게 하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아프면 구석에 들어가 한참을 쉬듯이 사람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충분히 쉬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동물의 본능적인 행동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아프면 굶으면 낫는다.”
이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아플 때는 몸의 신호를 살피고, 무리하지 말고 쉬면서 수분과 필요한 영양을 보충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11마리의 동물과 함께 살면서 발견한 작은 궁금증 하나가 결국 사람의 건강까지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들은 아프면 숨어버립니다. 사람은 말을 할 수 있으니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려야 하지 않을까요?
아프다고 굶는 것이 치료는 아니지만, 아플 때 잠시 멈추고 몸을 돌보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아플때 굶으면 낫는 방법은 통할까?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