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두 번의 성지순례, 하나의 기도 by mynews2328 2026. 6. 22. 시내산의 감동과 평화를 향한 소망 1997년 1월, 나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있는 시내산, 곧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그 산을 새벽 2시에 오르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오르며 숨은 가빴지만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을 때,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수많은 순례자들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나 역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그리고 잠시 후,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홍해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장엄했다. 마치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던 순간을 잠시나마 엿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순간의 감동은 지금도 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다. --- 27년 만의 재방문 그러나 닫혀 있던 시내산 가는 길 2024년, 나는 다시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찾았다. 27년 전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제 정세와 전쟁의 여파로 시나이반도 일부 지역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시내산을 방문할 수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간직해 온 추억의 장소를 눈앞에 두고도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무척 아쉬웠다. '한 번만 더 그 정상에서 기도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 요르단으로 향한 발걸음 선지자들의 흔적을 따라 시내산 대신 나는 요르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요르단은 성경 속 수많은 선지자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광야를 지나고 산을 넘으며 성경 속 이야기들이 실제 역사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예언자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고, 그들이 하나님을 찾았던 장소를 바라보며 신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 땅에는 여전히 경건함과 신비로움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관광객이 아니라 순례자가 되어 있었다. --- 성지는 그대로인데 인간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할까 이번 여행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평화의 소중함이었다.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과 광야, 강과 바다는 그대로인데 인간은 여전히 전쟁하고 갈등하며 살아간다. 하나님께서 사랑과 평화를 말씀하셨던 땅에서 총성과 폭격 소식이 들려온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누구의 편을 떠나서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기도하고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 다시 오를 그날을 기다리며 시내산 정상에서의 기도를 꿈꾸다 1997년의 시내산은 내게 경이로움과 감동을 선물했다. 2024년의 성지순례는 아쉬움 속에서도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언젠가 중동의 모든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다면, 나는 다시 시내산을 오르고 싶다. 새벽 어둠을 뚫고 정상에 올라 홍해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이렇게 기도하고 싶다. "주님,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 그날이 반드시 오기를 소망한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리치할머니